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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행복공학칼럼5> 포스트코로나는 코끼리의 행복을 개미에게 물어보라고 한다

기사승인 2020.05.18  20: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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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원(사회복지법인 행복공학재단 이사,
전 누리데이타시스템 대표)

 

어느 날, 코끼리가 개미집을 밟고 지나간다. 개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재난을 당한다. 쓰나미나 대지진이 이런 것일게다. 대부분의 개미가족이 압사된다. 겨우 살아남은 개미들은 코끼리를 어떻게든 제거해야 된다. 언제 또 밟힐지 모를 일이다. 상상하기도 어려운 어마어마한 덩치에 압도되어 감히 공격을 할 수도 없다. 평소에도 용감했던 개미 한 마리가 기를 쓰고 코끼리의 목까지 올라갔다. 발등에 붙은 개미가 고래고래 악을 쓴다 “야, 목졸라, 목졸라~~~” 목에 붙은 개미도 악을 쓴다 “너는 뭐하고 있어. 발걸어 발걸어” 그저 고함을 치는 것만이 대책이다.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개미는 깨닫지 못하고 숨을 거둘지경에 이른다.

귓전에서 왱왱거리는 소리가 코끼리를 매우 불편하게 한다. 코끼리는 자신이 개미집을 밟았는지, 무슨 일이 발생한 것인지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 안중에도 없다. 몸에 달라붙은 개미들이 그저 시끄러울 뿐이다. 코끼리는 몸을 흔들어 개미를 떨어뜨린다. 개미들은 기를 쓰고 코끼리에 달라붙어 악을 쓰고 있다. 그간 코끼리 등에 붙어 호의호식하던 개미들이 비상에 걸렸다. 흉한 몰골에 누더기를 걸친 개미들이 눈에 들어온다. 등에 붙어 태평세월을 보내왔던 더부살이 개미들은, 코끼리 몸에 기어올라 악을 쓰고 몸살을 하고 있는 불청객 개미들 등쌀에 위기를 느낀다. 코끼리 등에서 떨어질 것이 걱정이다. 코끼리는 개미집을 밟은 것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자기 등에 개미가 붙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등에 개미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코끼리는 기왕이면 말 잘 듣고 굽신거릴 줄 아는 개미, 충성과 복종이 체질인 개미만 등에 태워야겠다고 생각한다. 개미선별작업이 중요해졌다. 개미들은 코끼리의 눈치를 보지 않으면 안된다. 더부살이들은 불청객을 몰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코끼리는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개미들은 자기들끼리 서로 싸우면서 질서를 회복할 것이다. 재난을 당한 개미들은 코끼리를 제거하지 안된다. 코끼리사살법을 연구개발하기 위하여 혼신을 다한다. 더부살이 개미는 코끼리 없는 삶은 상상할 수도 없다. 동족상잔의 투쟁으로 발전한다. 더부살이 개미들은 코끼리가 없으면 힘든 세상을 살아야 한다. 코끼리는 최고의 안식처인 것이다.

회색지대가 있을까? 問螞蟻道(문마의도 : 개미에게 물어봄)를 고민하게 된다. 코끼리는 개미의 삶이나 행복에 관심이 없지만, 개미에게는 더부살이건 불청객이건 생존의 문제이다.
“싸움에는 처절한 희생을 낳는 진짜 싸움도 있지만 싸우는 척하며 타협과 적응에 이르는 ‘의례적인 전투(ritual combat)’도 있습니다. 사람만이 그런 의례적 전투를 하는 건 아닙니다. 행동동물학자들은 동물 세계에도 그런 의례적인 전투가 나타난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마이클 횔도블러라는 과학자 연구팀은 미국 남서부에 사는 ‘꿀단지개미(Myrmecocystus mimicus)’라는 개미들 사이에서 집단끼리 부딪쳐 우열을 결정할 때 의례적 전투 의식이 행해진다고 과학저널 〈사이언스〉 5월18일치에 보고했습니다. 두 개미 집단에 부상이나 상처를 입히지 않으면서 서로 호전적인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롭기 때문에 이런 행동이 진화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자들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출처 2012.06.07. 뉴스 사이언스온 김성은 기사 “개미들의 ‘싸우는 척’ 행동....싸움 희생을 줄이다” 비디오링크 http://video.sciencemag.org/VideoLab/antconflict/
논문링크 http://www.sciencemag.org/content/336/6083/838.summary]

 더부살이는 코끼리 눈치를 보면서, 불청객과 동행하는 것을 고민하게 된다. 언젠가 8:2 세상이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머릿수로 세상을 보고 복지와 행복을 고민했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가난해도 행복했었다고 되뇌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돈이 잣대가 된 세상에서, 머릿수는 중요하지 않다. 부의 편중이 이미 2:8을 넘어서서 1:9까지 갔다는 보고이다. 당연한 경제원리라고 한다. 인공적으로 제도화된 돈의 세계에서 개미 개개의 개체행복은 논외일 수밖에 없다.


인위적인 경제질서에 경고를 울리는 일이 발생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지분이 중요한 코끼리와 머릿구가 중요한 개미를 구별하지 않는다. 포스트코로나는 오히려 대형화된 코끼리에 역행한다. 대량생산이 소비부족으로 난항을 거듭하며 난맥상으로 치닫던 중에 포스트코로나는 소비감소를 급가속시키며 구석구석을 밝히는 지역권경제가 핵심이 된다.  

 “경제개발의 단계적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서양은 500여년에 걸쳐 발전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로 오늘 날의 경제구조를 개척해 왔어요. 우리나라는 초창기 대기업 중심으로 경제발전의 성과를 내는 방법이 우선하여 채택되었습니다. 콩이 밤새 굴러도 호박 한번 구르는 것만 못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대기업 중심으로 몰아주기 경제구조를 짰습니다. 대기업의 수익이 국민 모두의 행복을 위하여 사용될 것이라는 착시혜택이 강조되었습니다. 그러나 재벌 탄생에 희생된 국민은 재벌의 수익과는 무관하게 되었습니다. 아홉의 국민은 소외되었습니다. 코끼리는 개미집을 밟고 지나갑니다, 개미집 밟은 것도 모릅니다. 뒤늦게 정신차려보니까 이미 늦었는데,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습이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기획을 대부분 수용하는 국가적 인프라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코끼리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개미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행복할 수 없었으며, 개미와 코끼리의 동반성장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포스트코로나는 상황을 뒤집기 시작합니다. 경제대국 미국의 빨간불 신호가 매우 심각해지고, 유럽과 일본의 신음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개별이지만, 필요에 따라 정보로 하나가 되는 정보우산시대를 앞당깁니다. 대규모의 가치보다는 소규모다양성의 개별가치가 중요하고, 개별가치는 정보우산아래 결합체적 조직으로 대형화기능을 갖추는 구조로 바뀔 것입니다. 통합적 정보우산아래, 지역적 개체경제구조를 조화시킬 것입니다.“

많은 경제학자들의 지적이다. 포스트코로나는 정보우산의 개체합체적인 프로그램을 가동시킨다. 접은 우산에서 개체적 활동은, 펼쳐진 정보우산 아래 하나가 되는 합체적 가상공간을 만든다. 물리적 대규모는 도태를 시작하고 있다. 소량다품종이거나, 맞춤식 지역경제구조에서는 다양성의 가치가 중요하다.

이제 코끼리는, 행복은 물론 삶의 여정을 개미와 함께 하지 않으면 안된다. 포스트코로나 향도는 개미의 몫이다. 골목은 코끼리의 활보를 거부한다. 자원소모와 공해발생을 지양하는 자연보호의 회복공학시대에서, 코끼리는 개미의 도움이 절대 필요하게 된 것이다. 드디어 코끼리는 분열을 시작한다. 개미와 동반하는 세계가 열릴 것이다. 코끼리의 행복은 개미의 향도에 달려 있으며, 결국 코끼리는 개미에서 그의 행복여정을 묻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정형원 webmaster@ignnews.kr

<저작권자 © 강남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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